
이문열씨가 쓴 초한지를 재미있게 읽는 중이다. 이런 장편소설을 나는 즐겨본다. 이것을 읽는 동안에는 집중할 수 있고 술술 넘어가기 때문이다. 유방과 항우의 싸움. 유방은 느긋하면서 다른 사람을 잘 믿게 하고 용인술이 좋다. 로마의 카이사르 처럼. 그리고 설득력. 말을 잘 하지는 않으나 타인을 나의 생각처럼 느끼게 하고, 또 타인이 도와줄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기술. 유방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지만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고 그들의 말에 따르고 자기의 욕정에 이끌리지 않는다. 하지만 항우는 그 심정이 강하고, 남이 넙죽 자기 밑에 업드렸을 때 좋아하는 소인배처럼 보인다. 하지만 유방과 맞설 수 있는 것을 보면 항우도 어떤 장점이 있지 않을까? 항우는 자기 사람에게는 잘해주고 적이면 끝을 보는 그런 사람이다. 4권에서는 항우가 20만명의 장함의 진나라 군사를 생매장하는 부분, 아방궁을 불에 태운 점 등 항우의 한면을 크게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. 복잡한 이런 삶의 관계를 보면 유방의 유함이 필요한 것 같기도 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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